← 목록으로
책 > 경영경제

덕후가 브랜드에게

2024-11-15 저자: 편은지 출판사: 투래빗

🔖 책갈피

49 애플의 제품을 소유하는 것 자체로 감각적이고 모던한 라이프를 향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 ‘느낌’은 호감과도 같은 감성적 영역이다. 단순히 어떤 물건이 실질적으로 필요해서 구매 및 소비해 욕구를 충족했을 때와는 애초에 다른 부위에서 시작되는 작동이다. 이처럼 마음이 움직인 이례적 기억은 꽤 오래가며 사람을 행동하게 만든다. 보통 이성과 만남을 갖거나 갑자기 입덕하게 되는 ‘덕통사고’를 겪을 때와 유사한 감정이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해서 소유했을 뿐인데 감정의 변화가 오는 것 자체가 드물고 귀한 일이기 때문이다.

50 팬이 내 최애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 못할 일은 없다.

54 이성의 영역은 카피할 수 있지만 감성의 영역은 침범 불가능한 팬덤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71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보다 팬들의 마음은 훨씬 더 다변적이고 복합적이다. 이에 공감하고 꿰뚫어 보려는 다각적인 시도를 하는 사람만이 팬심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97 아르바이트생이 이처럼 태생적으로 능동적이지 못하고 불행한 반면, 팬들은 브랜드나 스타의 팬으로서 참여하는 것 자체로 일차적인 정서적 행복과 만족감을 얻는다. 퍽퍽한 이 사회에서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그 마음만으로도 내면이 충족될 만한 요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꽤 많다. 호감의 마음을 한껏 표현해 응원하거나 서포트 할 수도 있고, 마음에 안 들 경우 항의해 전면 수정할 수도 있다. 실질적인 포지션상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사장님인 것이다. 실제로 내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팬덤을 대하는 기업이나 기획사 또한 그것을 존중하고 원하기 때문이다.

115 큰 비결은 없었다. 팬들에게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쥐어주기보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돌아오지 않은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게 해주었을 뿐이다. 이처럼 기획자들은 유형의 상품 개발보다 금액으로 치환 불가능하되 대체 또한 불가능한 경험을 주려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142 이처럼 팬덤의 자발적 입소문 마케팅을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SNS 댓글이나 반응, 기사 보도 등, 온라인의 ‘입’으로 통하며 제삼자가 스스로 정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평가 미디어라고 한다)라고 칭하기도 한다. 자발성을 띠는 만큼 자체 활동력이 왕성한 것도 특징이다. 이를 자 활ㄹ용하면 초반에 의도한 것보다 더 넓은 범위의 홍보와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오뚜기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팬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진실에 기반한 사실과 진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162 이처럼 애플 소비자가 팬덤화되는 것과 같은 현상을 패노크라시(Fanocracy, 팬덤이 통치하는 문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팬을 뜻하는 ‘fan’과 규칙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인 ‘kratos’에서 온 접미사 ‘-cracy’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로, 케이팝과 같은 대중 문화 뿐 아니라 모든 기업, 단체에도 통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어떤 집단이든 패노크라시가 확립되면 탄탄하고 장기적인 성공적 팬덤 경영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팬덤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들이 결속되는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다. 더욱 비교 불가한 큰 장점은 그 에너지가 쉽사리 식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객과 소비자는 떠나도 팬은 그 자리에 여전히 남는 이유다.

166 일말의 수치스러움이나 자격지심 따위는 없는 해맑고 멋진 프로의 모습이었다.

166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에서 흔히 하는 거대 자본 기반의 마케팅 대신 대중에게 직접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그걸 즐기는 여유 있는 멤버들의 태도는 전혀 중소돌(중소 기획사 출신 아이돌), 흙수저의 그늘진 모습이 아니었다. 국내외의 팬들 역시 그 유쾌함과 진심을 늦게라도 알아챈 것은 아닐까.

177 이처럼 브랜드 성공의 핵심은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시급한 문제는 소비자마다 다르므로 이를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핵심적인 일이다. 임영웅과 서태지의 <컴백홈> 또한 심리적 공허함과 사회적 소외감을 음악으로 해결해 주었듯이 말이다. 심리적 결핍을 해결했다는 그 자체로 성공적인 브랜딩이었으며 확고한 팬덤이 생성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179 어쩌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와의 연결을 갈구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직접 닿지 못해도 SNS상에서라도 피드백과 댓글을 받으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수시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결국 고독은 즐기되 결코 고립되고 싶지 않은 것이 인간의 솔직한 심리다. 온라인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들이 모이는 동호회나 커뮤니티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건재하는 이유다. 취향을 공유하는 팬덤 기반의 커뮤니티는 더더욱 결합력이 강하다.

189 누군가에 대한 애정으로 마음 졸이고 그 마음이 환희로 바뀌는 일. 생각보다 삶에서 많지 않은 일들이다.

193 설렘은 인생을 꽤 훌륭한 방향으로 이끈다. 팬은 이 설렘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간다. 그들을 한심한 ‘빠순이’라고 비하하는 사람은 기꺼이 타인의 팬이 될 줄 아는 가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일 뿐이다.

201 누구든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은 쉽게 버리지 못한다.

201 현명한 기획자라면 비난 속에서도 꿋꿋이 건재하는 것들에 쉽게 눈길을 거두어선 안 되는 이유다.

209 이렇게 팬심을 움직인느 브랜딩에는 투박하고 얼토당토 아니할지라도 진심만이 특효약인 것이다.

218 진심과 문제해결, 그 두 가지 키워드를 조합하면 성공적인 팬 브랜딩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221-222 실제로 누군가를 단순히 호감으로 느끼는 것을 넘어서 ‘팬’이라고 스스로를 낮춰 일컫는 것은 고도의 심리적 여유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의 취향을 진솔하게 공개한 것이기도 하고, 현실의 위치의 높낮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낮추고 배려하는 마음을 팬이라는 단어를 빌려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 팬임을 자처하는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어떤 대상의 특장점을 찾고 그것에 굉장히 매료되어 있다고 말하기까지는 굉장한 단계의 사고와 통찰력 그리고 노련함이 필요한 일이다.

268 커뮤니티 안에서는 주변을 의식하기보다는 내면의 욕구나 본능적인 표현에 충실할 수 있는 큰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271 미친 사람을 그저 미쳤다고 혀를 차며 비웃기보다는 도대체 왜, 어떤 것 때문에 미쳤는지 들여다본다면 본인의 능력을 넘어선 훌륭한 기획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277 그럼에도 이들의 진솔한 소통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든 팬들은 쉽게 이탈하지 않았다. 꾸며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 스타를 받아들인 만큼 환상이 깨질 틈조차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