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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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시다, 금성으로
13 그러나 다 배웠느냐고 물어온다면, 그건 평생의 과업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손바닥의 붉은 글씨
75 언젠가 자신이 지었던 표정일지도 몰랐다.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모든 일에서 소외되었을 때.
89 본 적 없이 기이해 보이는 일이라도 미혹을 걷내고 나면 언제나 있었던 일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91 한껏 차려입은 모습은 어떤 종류의 포기일지도 몰랐다. 볼 테면 보시오, 무늬 비단을 감상하듯 보시오, 하는 속마음이 비친 게 아닐까?
98 “지킬 것을 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 독군님은 매번 우리 싸움터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얻기 위해 싸우는지, 전체에 비추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이기고 진다면 결과는 어떠할지 일러주시곤 했어요. 글자 하나 모르는 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들로요.”
173 “잃은 것을 잃은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괴롭지요. 무엇을 잃었는지 아는 쪽이 낫습니다.”
보름의 노래
189 “수렁에 빠졌다 생각될 때야말로 차분히 손 닿는 곳을 짚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뜻밖의 단단한 것이 잡힐 수도 있고요. (…)”
195 산아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한 사람에 대해 짧게 말해야 할 때 급히 말하지 않는 것이 산아다웠다.
195 그리고 칭찬을 하실 땐 비어 있는 칭찬을 하지 않으세요. 공을 정확히 짚어 칭찬해주시고, 상도 후하셔요.
220 무언가가 부정을 탔다는 판단이 들면 사람들은 화를 내며 태우고 없애는 데 익숙하다. 여자들이 대회를 위해 나다니는 걸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이들은 적지 않으니, 말이 나면 오래된 왕실 행사라는 명목으로 눌러둔 불만을 여봐란 듯 터뜨릴 것이다.
225 매일 똑같이 살면 한 계절을 돌아봐도, 한 해를 돌아봐도 하얗게 기억이 나지 않아. 어쨌든 올해는 기억날 일이 가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