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물었더니(티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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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미안해.”
그냥 알았다.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하는 순간, 모든 걸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그렇게 어떤 불평 한 번 없이 정주로 내려왔다.
40 하지오는 나를 한번 흘겨보고는 씩씩대며 앞으로 나가고, 나는 지오의 가방을 잡아끌고 말한다. 멀어지지 마, 라는 말 대신, “같이 가.” 라고.
59 “그깟 마음 좀 들린다고 다 아는 것처럼 굴지 마. 마음? 네가 들린다는 마음이 얼마나 가벼운 줄 알아? 사람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어. 하루는 조금 괜찮았다가, 그래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 이해해 보려고 했다가, 또 하루는 미칠 것처럼 화가 나 죽겠다고.”
69 “어데 아프나? 얼굴이 많이 빨간데.”
“더, 더워서 그런가 봐요.”
도둑질하다 들킨 사람처럼 횡설수설하고 말았다. 내가 유찬 생각 좀 한다고 걔가 닳는 것도 아니고, 생각 좀 할 수도 있는 거지. 마음을 다잡아 보는데 진짜 이상하다. 왜 심장이 터질 것 같지? 그래. 더워서 그런가 보다, 더워서.
83 “다른 사람들은 다 알겠는데 넌 모르겠어.”
“…왜?”
“몰라, 왜 그런지. 그냥 너는 특별해”
86 특별한 거랑 편안한 거랑은 느낌이 오묘하게 다르단 말이지. 특별하다는 말에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가, 편안하다는 말에 쉬이익 하고 바람이 빠지고 말았다.
95 집에 가기 싫은 마음을 형은 누구보다 잘 알지도 모른다. 형에게 동생들은 살아갈 이유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엇보다 무거운 짐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