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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분

2024-02-20 저자: 녹싸(박정수) 출판사: 북스톤

🔖 책갈피

10 의도란 목적이 분명한 생각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생활 속의 모든 것에 의도가 있다는 것은 곧 누군가의 생각이 현실에 구현되어 물질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14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해 촘촘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말입니다.

15 오직 자신의 관점을 오롯이 녹여 일에 투영하는 것만이 지속가능하며, 다가오는 시대가 일과 관련하여 요구하는 최선의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31 접객은 단순히 제품을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브랜드의 최전선에서 제품에 숨결을 불어넣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숭고한 일입니다. 훌륭한 접객은 거래의 표면적인 목적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공명감을 만들어냅니다. 그 공명감은 예술 작품 앞에서 드는 감정과 같은 것으로, 저는 훌륭한 접객이 예술과 동일 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대중을 상대로 하는 대중 예술이자 스스로를 향한 개인적인 예술, 즉 명상이기도 합니다.

31 일하는 사람에게서 일을 빼놓고 삶을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깊이 생각해본 사람만이 튼튼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머리로 하는 깊은 생각과 가슴으로 느끼는 깊은 마음은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40 접객이라는 아름다운 활동은 시스템으로 단순화하는 순간 매력이 사라집니다. 일정한 형태를 갖추기엔 개별적인 접객의 경험이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31 하지만 그보다 선행해야 하는 일이 바로 이와 같은 마음가짐과 태도에 관한 의식의 공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규정만 열거된 문서는 개인의 스타일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삶에 대한 가치관과 동질감을 느끼는 일이 중요하며, 스타일의 통일은 제가 추구하는 바도 아닙니다.

42 즉 ‘좋은 기분’은 상호작용이며, 그런 기분을 만드는 일은 각자의 스타일로 마음껏 발현할 수 있습니다.

42 같은 일의 반복 속에서 스스로 기분 좋을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지 못한다면 일은 고작해야 지겹고 귀찮으며 성가신 노동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43 큰 틀에서 반복되는 아름다운 일 속에서 작은 새로움을 찾아가며 즐길 수 있길 바랍니다.

49 직업이란 사회와 내가 관계 맺는 방식입니다. 아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는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 그리고 정신을 통해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감응하고 관계를 맺습니다. 지겨워진다는 것은 그런 감각기관들이 미치는 자극이 갈수록 적어진다는 뜻입니다.

53 나는 ‘나라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들의 총합입니다. 매장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마주치는 사람들 모두가 내 기억과 감각에 저장되고 이는 곧 나 자신을 이룹니다.

63 똑가이 모두를 공경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효율 면에서도 낫습니다. 겸손함은 이런 방식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일과 우리 안에 깃듭니다.

65 일을 다루는 방식이 곧 삶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어지럽고 방황하기 쉬운 삶에 하나의 튼튼한 척추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일에서 얻은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65 일하는 사람은 자신이 행하는 일의 리듬 그 자체를 즐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리듬은 기본적으로 걸리는 것 없이 매끄럽게 잘 준비된 무대에서 출발합니다. 매장에서 좀 더 배끄럽게 일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의문을 가지고 의견을 공유해야 합니다. 세팅이 나쁘면 리듬이 생길 수 없고 접객에도 완전히 몰입하기 어려워집니다.

66 만약 일이 어딘가가 삐그덕대는 소리가 난다면, 그건 일 자체의 매력도와 함께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하는 방식 중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뜻입니다.

80 한정적으로 주어진 소중한 시간의 일부를 사용하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다채롭게 가꾸어가는 게 좋습니다. 고요한 시간 사이로 아이디어와 새로운 변화, 자기만의 깨달음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일을 하루를 채우는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82 인간이 누리는 큰 행복 중 하나는 마음속에 쌓아 올린 기대감을 서서히 음미하고 해소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 반대로 온 신경과 감각을 집중해 시간을 들여 만끽합니다. 인간은 기대감이 해소된 상태가 아니라 해소되는 과정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86 인사는 이때 했던 짐작을 드러내는 일종의 ‘유도신문’입니다. ‘내가 생각할 때 당신은 현재 이러이러하게 느끼는 것 같군요, 맞나요?’를 표현하며 감정의 결을 맞추고 공감의 장을 형성하는 세련된 기술입니다. 그래서 인사의 톤은 손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또 반드시 미묘하게 달라져야 합니다.

86 저는 인간의 고통이나 슬픔 등 마음에 응어리져 풀어지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들의 대부분은 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기만 해도 해소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88 반갑다는 감정은 일상을 환하게 만듭니다. 반가운 상황을 많이 마주할수록 우리 자신도 하루를 잘 보냈따는 기분이 들 겁니다.

96 손님과의 대화에서 우리가 더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향상심 때문입니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항상 배울 점이 있습니다. (…) 그리고 대화를 하다 보면 새로운 인맥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손님들로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다 보면 대화하는 기술도 확실히 늘기 마련입니다.

99 인사와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과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는 능력을 기를수록 삶은 그 전과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대화의 기술은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104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촘촘하게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이야말로 지속가능한 형태의 건강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체력이 받쳐주고 경력도 쌓여야 가능하겠지만, 스쿠핑이 익숙해질 즈음에는 시간과 분자 구조가 만들어낸 이 아름다운 디저트를 손끝의 감각으로 어루만지는 일이 하나의 명상으로 여겨지면 좋겠습니다.

107 언어는 사고의 집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말은 매장의 철학이 담긴 그릇과도 같습니다. 즉, 우리가 표현하는 언어가 우리 매장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이 손님의 기분을 나아지게 할지 스스로 세심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러면 단 한마디도 허투루 할 수가 없습니다.

120 몸의 자세는 반드시 마음의 태도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128 확실히 몇 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있는 매장들은 그 자체로도 고유한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인 매장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초월합니다.

141 치열함의 끝에서 발견되는 아이디어도 있고, 무료함의 끝에서 발견되는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어떤 중요한 아이디어들은 게으르고 무용해 보이는 시간을 지나야만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직 그때가 되어서야 앞서 말씀드린 ‘어째 오늘따라 좀 지루한데?’라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기 때문입니다.

141 영감과 통찰력은 다른 개념입니다. 영감은 느낌(감)이고, 통찰력은 능력입니다. 즉, 영감은 일시적이지만 통찰력은 지속력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반대로 영력이나 통찰감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이디어를 위해 진정으로 키워야 할 것은 영감이 아니라 통찰력입니다.

142 ‘도’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에서 오리지널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는 가능한 한 자기 속에서 발견하거나 완전히 무관한 다른 일, 혹은 누구도 모르게 잠들어 있지만 빛을 품은 전인미답의 길에서 착안하는 게 좋습니다.

147 그 기간에는 삶의 외연을 넓히기보다 내면에 집중하고 속으로 단단해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다음해의 우리를 위한 에너지 비축 기간이자 각 구성원이 삶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152 내공이 있거나 오래가는 가게일수록 구심점이 되는 생각의 뿌리가 건강하고 튼튼합니다.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오래가야만 하는 가게, 세상에 존재할 명분이 분명한 가게가 되려면 특히나 더 깊은 고민과 철학이 필요합니다. 가게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그 뿌리를 튼실히 키우기 위해 우리는 겨울을 쉬어갑니다.

161 따라서 행복은 사건적이 아니라 과정적이고, 인생 또한 ‘drive’가 아니라 ‘derive’라고 생각합니다. 삶은 방향도 모른 채 무작정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오늘을 이끌어내고 오늘이 다시 내일을 이끌면서 누적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행복을 무작정 미래의 어느 순간으로 유예해서는 안 됩니다. 설령 그 미래가 커다란 행복을 담보한다 해도 쌓인 과정이나 인과없이 일구어낸 결과가 그 다음의 결과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163 일이든 삶이든 올바른 태도에서 시작되어야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커집니다. 태도는 뿌리와 같고,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땅 위의 풍파에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체세포를 늘리고 덩치를 키우는 동물의 성장이 아닌, 필요한 속도로 서서히 그리고 깊게 자라는 식물의 생장이라 부릅니다. 우리는 성장이 아니라 생장해야 합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의 뿌리를 만질 때 느껴지는 그 단단함이 일과 삶에 깃들어야 합니다.

164 (…) 사람은 자신이 쌓아올린 일을 통해서도 드러납니다. 일은 삶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일에서의 경험은 나의 세계관을 형성해갑니다. 접객 일을 통해 평상심과 향상심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세상과 사람, 자신을 둘러싼 삶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174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그 일을 하는 나라는 사람의 의미부터 먼저 찾아야 했습니다.

176 그러나 사실 이 중에 정답은 없습니다. 평온을 되찾기 위해 슬그머니 쉬어가도 좋고, 성큼성큼 아니면 버티듯 꾸역꾸역 나아가도 좋습니다. 자기를 찾는 방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자기 자신을 오전히 대면하여 내 안에 깊이 자리한 나를 끄집어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내 절망은 오직 나의 헤엄으로만 헤쳐 나올 수 있습니다.

177 지금의 절망을 있는 그대로, 나를 둘러싼 조건이나 환경을 제외한 채 오직 나 자신으로 맞이하고 나면 사람은 반드시 빛나는 자신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181 첫 번째 목표를 세울 때나 일을 할 때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성장에 비해 훨씬 먼 미래를 내다본다는 점이며, 세 번째는 계절에 발맞춰 시간을 반복되는 한 해의 리듬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208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건강한 자아를 형성할 기회를 주고, 지금의 삶을 감사하게 만드는 동시에 미래를 낙관할 힘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동료들과 소통하며 서로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한 사람이 펼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창의성과 혁신이 담긴 결과를 얻기도 합니다.

218 자기만의 방식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하고, 그 일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새 시대를 열어갈 따뜻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220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당신도 ‘제품 제공자’가 아니라 제품과 사람을 엮는 ‘기분 전달자’로서 일하며 매일의 삶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를 배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