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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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에세이 같은 글은 고민에 천착한 과정과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해보고자 노력한 흔적을 섬세하게 표현할수록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21 글을 쓸 때 저는 계속 의심하고, 말을 할 때 저는 확신하고자 노력합니다.
27 말을 하면서는 더욱 친절한 표현을 찾도록 애쓰고, 글을 쓰면서는 세심한 표현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36 용기는 무지에도 불구하고 자신만만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고, 무지를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움을 익히는 데서 나옵니다.
45 상황 자체는 바뀐 게 없는데, 힘들어하는 맥락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나자 감당할 만해졌다는 게요.
45 평소 잘 접하지 않는 인간 군상은 몇몇만 보고 편견과 오해를 쌓기 쉽잖아요. 하지만 경험치가 많으면 그들을 어떤 공통점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개별적으로 바라보게 되거든요.
47 언제나 말을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정 환경에서 얼어붙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경직시키는 상황의 원인을 찾는 것부터 해보세요. 그걸 알아내면 두려움 없이 나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이 준비된답니다
53 그 비결(유시민)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첫번째는 역시 방대한 독서량 덕일 것이고, 두번째는 그가 여러 곳에서 강조했듯이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고, 추측건대 세번째는 본질을 꿰뚫어보기 때문일 겁니다.
61 요약해서 말해달라고, 결론이 뭐냐고 묻는 사람은 배움으로 도약하지 못합니다. 앎은 정답을 빨리 아는 데 있지 않고 풀이 과정에 몰입하는 데 있으니까요.
62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영역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헤맬지언정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 힘으로 자기의 속도와 온도를 지키며 갑니다. 글과 말을 연마하면 과정을 믿을 수밖에 없고, 자기의 과정을 믿을 수 있으면 세상의 평가에 덜 휘둘릴 수 있습니다.
65 여기서 ‘소변 주머니’는 저마다의 시랲담이거나 과오이고, 또는 결함이고, 콤플렉스거나 트라우마일 겁니다. 작가가 쓰는 이야기의 핵심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숨기고 싶지만 숨겨지지 않는 일에 대해서, 한때는 다른 살마에게 들킬까봐 허겁지겁 덮어두고 불안에 떨었던 일에 대해서, 스스로 덮개를 밀어버린 작가는 그 일이 자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씁니다.
86 뽐내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고 친절해지는 것, 사람을 향한 관심을 놓지 않는 것, 얇은 귀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는 게 있다면 개인적 판단을 유보하고 이유를 궁금해하는 것, 가끔 한 번씩은 너무 익숙한 세계에 갇혀 있지 않은지 두리번거려 보는 것, 혼자 좋아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함께 좋아해서 판을 넓혀보자고 제안하는 것.
101 말을 할 때 ‘모두가 나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 렌즈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를 점검해보는 것. 공감 능력이 가닿지 못하는 부분 또한 많다는 한계를 직시하는 것, 편안한 사람들 안에만 갇히지 않고 한 번씩 고개를 돌려 다양한 입장과 상황을 접해보면서 화각을 넓히는 것, “나는 네 마음을 잘 알아”가 아니라 “네 마음이 어떤지 궁금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 또한 선의로 한 말이라도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5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지, 상대가 지금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를 먼저 가늠해보고 질문을 던져주는 사람이 질문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나아가 질문을 이용해서 관계를 더욱 진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110 그렇기에 저는 좋은 질문이란 결국 호기심에서 창발하고, 호기심은 상대를 향한 호감이자 존중에서 나오는 것이라 이해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존중할 수 있다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좋은 질문은 좋은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다면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관계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116 ‘문제가 생기면 → 혼난다‘라는 반사적인 사고의 흐름을 ’문제가 생기면 → 해결 방법을 찾는다‘로 바꿔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과는 덜 하면서 신뢰는 더 쌓을 수 있습니다.
124 위로의 핵심은 디테일한 표현력에 있는 게 아닙니다. 비루한 표현이라도 쌓이고 쌓여 언젠가 연결되길 바라는 간절함에 있습니다. 어떻게 조언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집중해서 들어주느냐가 중요하고요. 그 두 가지를 충족한다면 뻔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뻔한 말로라도 위로해주고자 하는 진심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사람에게 반드시 가닿으니까요.
141 글로 쓴다고 실제론 달라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도, 밖으로 꺼냈다는 자체로 마음이 한결 정화됩니다. 심지어 어떤 이야기는 아직 쓸 준비가 안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상처를 다독이는 연습이 됩니다.
143 특별한 경험을 해서 특별한 에세이를 쓰는 게 아니고 평범한 경험에서도 특별함을 뽑아내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148 맥락을 읽는 힘은 타고난 영역이라기보다 배려와 지적 탐구심에서 시작되는 교양이기도 합니다.
159 거기에 더해서 단어의의미를 분명하게 쓰고 있는가, 주장의 근거나 출처를 충분히 검토했는가, 백 퍼센트라는 건 세상에 없으니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일 유연함이 있는가, 바로 이런 것들이 과학자철머 말하기의 요소 같아요.
166 불편한 것을 정확히 말하고, 원하는 것을 우아하게 알리는 일이 얼마나 어른스러운 행동인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죠.
167 그래서 저는 이 행동에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모르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하고 순차적으로 말하는 법을 연습해씂니다.
171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는 이유는 상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화를 표현하는 그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면 감정만 상할 뿐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할 때가 많으니 일단 그것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대체로 말은 즉시적으로 감정의 강도를 키우는 데 유리해서 우선 내뱉은 다음 후회할 때가 많지만, 글은 쓰기 시작하면 논리적 구조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에 머릿속에서 바로 튀어나올 때보다 언제나 훨씬 나은 결론으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183 이처럼 공적인 잘못에 대한 피드백을 개인적 호오와 연결하는 태도를 지닌 이들에게는 점차 피드백하는 상황 자체를 피하게 되더군요. 안타깝지만 그 사람은 중요 업무를 부여받고 성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199 호칭은 무의식적으로 제가 상대에게 하는 대우를 결정할 뿐 아니라 나의 격마저 결정합니다. (…) 나의 ‘급‘을 올리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의 ’급‘을올려서 부르는 연습을 먼저 하면 됩니다.
207 비폭력대화의 핵심을 정리하면, 객관적으로 상황을 관찰한 뒤 자기가 받은 느낌을 들여다보고, 상대에게 표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것입니다.
218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 대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양한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지속성과 다양성입니다. 계속되는 관계나 시도 속에서 우리는 나와 다름에도 불구하고 견디는 법을 배웁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표현을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219 청년기의 인간은 이상주의적 태도로 인해 언젠가 시래를 맛보게 된다고요. 그로 인해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많은 일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자기의 진짜 능력은 어딘가 다른 데 있다는 걸 알아가죠.
220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지 실수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무해한 표현을 연구한다고 해서 무해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유해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을 다짐할 때 우리는 무해한 살마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다르고, 배경이 다른 사람들과의 다채로운 관계 속에 나를 노출하는 게 우선입니다.
224 ’우리가 남이가?‘에서 시작되는 말하기를 ’우리는 남이다. 그러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로,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를 ’그걸 꼭 말로 해야 안다‘로, ’내가 일일이 하나하나 말해야 되나?‘를 ’내가 일일이 하나하나 말해야 한다‘로 바꿔서 말이죠.
241 “좋게 좋게 넘어가지 않아야 좋은 세상이 옵니다.”
245 우리는 살면서 그 누구라도 어떤 좌절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그럴 때는 누구든 패닉에 빠져 시야가 좁아져요. 이때 필요한 도구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정보력, 그리고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예비비예요.
245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고, 반대로 또 너무 대단하다고 여겨서 압도되지도 않는 게 중요해요. 좋아 보이는 게 있으면 저는 그저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어요. 저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네? 왜 좋은 거지? 하고 어떻게든 일단 한번 경험해보고 그후에 온전히 판단하려고 했어요. 세상은 직접 경험해보고 나면 절대 다 똑같다고 말할 수 없는 것들로 이뤄져 있더라고요. “그놈이 그놈이다.” 저는 이런 말 싫어해요. 어떻게 그놈이 그놈이에요? 겪어보면 얼마나 다 다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