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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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남의 타두에 대고 무례한 말을 한마디씩 끼얹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타투를 보여주며 그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29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믿어줄 때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니까. 타투는 그 어떤 말보다 직관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하며 생각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건 지난날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건네는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32 타투 역시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요즘 어떤 주제에 흥미를 느끼는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누구를, 어떤 날을, 어느 곳을 기억하고 싶은지. 내 취향과 가치관과 잊고 싶지 않은 기억과 감정을 내 몸에 기록으로 남긴다. 그림과 선으로, 색채와 형태로. 그렇게 타투를 하나둘씩 새기다 보면 신기하게도 나라는 사람이 더욱 궁금해지면서 내일의 나를 기대하게 된다. 어쩌면 나는 나를 더 사랑하고 싶어서 글을 쓰고 타투를 새기는지도 모르겠다.
44 이런 습관성 불안은 완벽을 향한 강박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몰랐다. 무엇이든 잘 해내야 하고, 틀려서도 안 되고, 매일 더 나아져야만 한다는. 그래서 나는 한번 뱉은 말을 모두 다 지키려 애쓰느라 쉽게 지치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지나치게 자책한다. 대개 완벽을 향한 강박은 자기 확신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49 어쩌면 완벽해지겠다는 말은 불행해지겠다는 말과 동일한 말인지도 몰랐다. 도대체 세상에 완벽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49 어떤 타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를 때 갈피를 잡도록 도와주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어떤 타투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떤 타투는 행복했던 날을 상기시켜주고, 또 어떤 타투는 원하는 대로 살아갈 자유가 있음을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달리 타투는 내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주었다.
50-51 내 몸에 새겨진 타투가 완벽하지 않아도 못난 부분보다 좋은 이유만을 생각하며 사랑을 퍼부어주듯이 조금 부족한 내모습의 긍정적인 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내가 되면 좋겠다. 자기 확신이 부족해 늘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사는 나지만, 그렇기에 뭐든 철저히 계획하고 대비하며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것도 나니까. 불안감이 커서 모든 일에 기대치가 낮지만, 좋은 결과를 얻거나 뜻밖의 행운을 만나면 배로 기뻐하는 나니까. 완벽하지 않아서 완벽한 나니까.
94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살아가는 삶 가운데, 나중을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생을 꾸려나가고 싶다.
118 어쩌면 시간은 불행만 데리고 사라지는지도 모른다.
119 행복했던 시간을 타투로 새기는 일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단단히 묶어둠으로써 매일매일 내가 나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일이자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는 방법이다.
120 하지만 행복과 불행은 따로따로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라 늘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공기 같은 것. 그중 무엇을 포착하고 어떤 감정에 집중할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행불행이 반복되는 나날들 속에서 뒤돌아보면 행복만 남겨져 있을 테니 너무 자주 불행해하지는 말아야겠다. 언젠가 이 순간을 그리워하게 될 날이 반드시 찾아올 테니까. 춥지만 따뜻했던, 불안하면서도 행복했던 시간들이 내 안에 타투로 새겨져 있기에 눈물을 쏟은 날도 스스로 위로를 얻는다. 내가 사랑한 날들과 함께라면, 죽음마저도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
128-129 하지만 어떤 상처는 치유의 기능을 하며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상처를 상처로 치유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다음에도, 다다음에도 타투의 상처를 감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 완전히 망한다는 건 없다. 완전히 망했을 때도 우리에겐 다음이 있고, 다시 망한대도 또 그다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방법은 있다. 다시 시작하기만 한다면.
139 무언가를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그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없기에. 당신의 몸은, 오로지 당신의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