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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인생의 수 읽기

2025-09-05 저자: 이세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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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알파고 대국 이후, 내가 마주한 질문들

9 실제로 바둑을 두면 수읽기를 비롯해 형세 판단, 승부수, 시간 공격 등 반상 위의 전술이 인생의 이치와 닿아 있을 때가 많았다. 위기를 한 번의 승부수로 돌파할 것,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수를 둘 것, 그리고 그 수에 책임을 질 것, 지나친 신중함은 독이 된다는 것 등이 그렇다.

10 바둑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자신이 유리할 때다. 생각이 많아져 실수를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불리할 때는 두어야 할 수가 명확해지고,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상황을 돌파할 힘이 생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각자가 저마다의 어려움에 직면해 방황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1장 바둑과 인생, 정답 없는 세계에서 배운 것

19 경험이 많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경험이 너무 많이 쌓이면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이 때문에 판단이 무뎌진다.

21 나는 빠른 결단을 중요하게 여긴다. 바둑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흐름이 바뀌었을 때 억지로 붙들고 늘어지는 것보다는 그 흐름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타이밍을 알고 행동하는 쪽이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망설이면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리고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27 인간의 믿음과 확신은 때론 얼마나 견고한 감옥인가. 조금만 관점을 바꾸고, 몇 도만 시선을 틀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수 있었을 텐데…

27-28 바둑은 가장 창의적인 게임이다. 그런데 때론 정석이라는 틀 안에서만 움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는 종종 ‘틀린 수’ 두는 걸 두려워하지만 더 두려운 것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28 우리는 종종 외부의 벽이 창의성이 발현되는 것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벽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닐까.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알파고의 수를 보며 생각이 깊어졌다.

자기만의 틀을 깨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낯설고, 불편하며, 때로는 불안하다. 하지만 불편을 느낄 때야말로 벽을 허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불편을 환영하기는 어렵겠지만 성장의 신호로 삼는다면 우리는 그 불편함 속에서 진짜 자신의 가능성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33 “인정할 수 없는 상대에게 지는 건 괴롭습니다. 하지만 인정할 수 있는 상대에게 지는 건 괜찮아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48 아무리 형세가 좋아도 마음이 움츠러들면 그 흐름을 끝까지 지켜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최선의 수’란 단순한 기술보다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흐름을 놓치지 않는 감각이 결국 중요한 순간을 가른다.

49-50 바둑을 둘 때 가장 아쉬운 순간은 승부에 집착해 내가 두어야 할 수를 두지 못했을 때다. 내가 두고 싶은 수,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수를 두는 것. 결국 그게 내 바둑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바둑과 인생에서 중요한 건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수를 찾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선택으로 비록 좋지 않은 결과가 오더라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묘수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남들이 다 하는 ‘통상적 선택’에 끌리지만 결국 오래 남는 건 ‘나다운 선택’이다. 자주 갔거나 눈에 보이는 길보다 지금 내 마음이 닿는 길을 따라간 적이 있다면, 이미 나만의 길을 찾은 것이다.

62 나는 정신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을 구분하는 편이다(보통 이 두 가지를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도 흔한 듯하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컨트롤이 가능한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고 특수한 외부 환경에서 비롯되어 컨트롤이 불가능한 것은 심리적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63 불리한 환경에서도 유연하고 창의적인 태도로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사람만이 성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정신적인 영역을 잘 다스리고,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66 상대를 얕보지 않고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복기하는 자세. 그런 것이 쌓여 바둑 실력이 늘고 자신만의 생각이 조금씩 깊어진다.

66 ’이 선택은 내가 하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책임감과 동시에 묘한 기쁨이 찾아왔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앞둔 긴장된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바둑에서 한 번 졌다고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바둑 한 판 두는 것일 뿐이다.

물론 그 한 판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몰입해서 경기를 하고, 한 판 한 판 소중하지 않은 대국이 없다. 다만 압박감에 사로잡히지는 않는다.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고 내가 상황을 이끌겠다는 주도적인 생각을 한다는 얘기다.

98 나에게 실망했단 말은 역설적으로 나에 대한 믿음이 어마어마했단 말이기도.

2장 멘탈이 흔들리는 순간 끝이다

132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상대도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러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성공은 요원하다. 바둑의 가치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것이라고 배우는데, 이는 인생에서도 통용되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지면 내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할 것이다.

138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라는 말은 참 아름답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 불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말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것이 현실적이다. 집중 에너지를 최고로 가동해야 할 때와 아껴야 할 때를 구분하는 연습을 해보자. 집중력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154 그러나 생각을 정리한 후부터 마음가짐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외부 자극에 계속 휘둘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몰입은 환경이 완벽해질 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156 하지만 마음만큼은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3장 상식을 뒤엎어야 길이 보인다

173-175 때로는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보다 과감한 결단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완벽한 판단을 추구하다가 정작 행동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그렇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변수를 전부 계산할 수 없으며 완벽한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택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순간 가장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뿐이다. 신중함은 중요하지만 행동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자기자신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179 바둑도 마찬가지다. 잘 두었던 대국, 좋은 결과를 낸 흐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다음에 비슷한 장면이 재현되면 그 감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다시 말해 ‘성공의 감각’이 몸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셈이다.

결국 좋은 흐름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라, 그런 기억들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가 “승리에서 더 많은 걸 얻는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182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돌아보고, 복기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애쓴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82 경험은 분명 좋은 스승이지만 때로는 그 경험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움츠러들게 하고 망설이게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으냐가 아니라, 그 순간을 어떻게 지나왔느냐다.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망설이지 않고 한 수를 둔 적이 었었는지, 두려움을 무릅쓰고 끝까지 책임졌던 기억이 남아 있는지. 그런 경험만이 흔들릴 때 나를 지켜주는 중심이 된다.

186 가르침이란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여지를 열어주는 것이라는 걸 아버지와 스승님을 통해 배웠다.

187 누군가 대신 선택하고 길을 정해줄 수는 없다. 삶에서는 오롯이 스스로 판단해 선택하고, 또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몰입과 집중의 시간,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194 그래서 정상에 오른 이들은 늘 이긴 사람이 아니라 수없이 쓰러지고도 다시 일어선 사람이다. 그렇게 바둑은 실패를 통해 한 걸음씩 자신만의 생각을 쌓아가는 축적의 예술이 된다.

195 그래서 패배는 끝이 아니다. 그것은 멈추라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방향을 묻는 질문일 수도 있다. 그 물음에 천천히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조금 넓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바둑에서 지는 것은 발전하는 과정이다. 한순간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마음속 어딘가에 조용히 힘이 자라날 것이다.

200 무언가에 진심으로 부딪히고 애썼던 사람만이 그 경험에서 진짜 통찰을 얻는다. 가까이에서 겪었고 깊이 고민해봤기에 그 경험은 자연스럽게 다음 길을 찾는 단서가 된다.

우리가 실패했다는 건 그만큼 도전했다는 뜻이고, 누구보다 그 일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 역시 수없이 넘어지며 단단해졌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복기를 거듭하며 실패는 끝이 아니라 질문이 시작되는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자리를 피하지 않고 마주한 사람만이 다시 수를 읽고 다음 길을 준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진리는 바둑판 밖의 삶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4장 무너지지 않는 기준을 세우다

214 나 또한 완벽한 한 수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실전에서 강한 수는 흐름을 잇는 수, 연결을 만드는 수였다. 그리고 이런 수야말로 바둑판이라는 공간 위에서 움직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다.

216 실수는 그저 실수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야 정체되지 않고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217 흐름을 보는 눈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무의식이 축적되면서 생겨난다. 그래서인지 가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다가도 문득 바둑의 수가 떠오를 때가 있다.

218 몰입의 흔적이 무의식에 쌓이면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사고가 연결된다.

사고는 눈앞의 문제를 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축적된 사고의 흔적은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가장 필요한 순간에 떠오른다. 바둑판에서 얻은 이 사고방식은 삶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도 유용하게 작용했다.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버리고 본질만 보는 것이 ‘사고의 습관’이 주는 강점이다.

222 결국은 균형이 중요하다. 넓게 봐야 하지만 가까운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227 중요한 흐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건 평상시 자신이 생각해온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생각하고 둔 수는 화려하지 않지만 쌓이고 쌓여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힘을 갖는다. 평상시 자신이 생각해왔던 수들이 결국 흐름을 이끄는 뼈대 역할을 한다.

합리와 효율을 기본으로 하되 위기에서 묘수를 둘 수 있는 감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이나 바둑이나 기본인 뼈대가 중요한 건 매한가지다. 결국 묘수란 자신이 생각해왔던 것을 효율적으로 쌓아온 사람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창의적인 한 수라 할 수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228 수없이 반복된 실패와 실험, 그리고 복기 끝에 비로소 하나의 결론처럼 떠오른 수, 그게 바로 정수다. 감각이 아니라 축적, 즉 시간의 밀도에서 나오는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오수 속에서 정수를 쌓으며 바둑의 뼈대를 세우려 애써왔다. 화려한 수는 순간적인 기지로 남지만 바탕이 되는 수는 그 사람의 바둑을 만들기 때문이다.

228 하지만 묘수를 바라기 전에 수많은 오수 속에서 정수를 쌓는 행위를 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생각한다. 인생에 확실한 정수가 존재하기 어렵지만 정수에 가깝다고 느낄 때가 묘수가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230 일상의 소중함 속에서 원칙을 지키는 자신만의 소신이 성공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5장 질 자신이 없다는 말

256 밀도 있게 쌓인 나만의 생각, 그 단단하고 충실한 내면이 우리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준다.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할 때, 움츠러들고 용기가 나지 않을 때, 자신이 해온 것에 기대보자.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건 스스로 쌓아온 것들일 테니까.

262 충분한 정보도, 넉넉한 시간도 주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된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를 지탱해주는 건 단기간에 쌓은 지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감각과 ‘생각하려는 습관’이다.

‘내가 지금 이 수를 왜 두는가.’

바둑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탐색하고 답을 찾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만든다.

그런 과정이 차곡차곡 쌓이면 사고가 깊어지고 조금씩 단단해진다. 직관은 계산을 넘어서는 감각이다. 그리고 그 감각은 실전과 복기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간다. 바둑에서 중요한 건 좋은 수를 찾는 능력만이 아니다. 나의 선택이 어떤 흐름을 따라가는지 살피는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을 믿는 자신감이야말로 바둑을 두는 내내 필요한 힘일 터다.

그리고 그런 힘은 바둑판을 벗어난 삶의 순간 속에서도 분명 제 몫을 하게 된다.

268 실력도 충분하지 않은데 움츠러들면 기세에서 밀리고, 그러면 기량을 더 발휘하지 못한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고 부딪쳐야 배우는 게 생기고, 예상하지 못한 가능성도 열리는 법이다.

270 어떤 일을 하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초보자 입장에서 시작할 때가 많고, 맨바닥에서 빈손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좋은 출발점이 되깆도 한다. 낯선 환경, 새로운 무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변곡점에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발걸음을 옮기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진짜 자신감은 반은 실력에서, 반은 근거 없는 믿음에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실력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믿음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둘이 균형을 이루면 부족함을 알면서도 다시 나아갈 힘이 생긴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감각. 나는 그것을 가장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자신감이라 생각한다.

272 자신감은 ‘스스로를 믿는 태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275 한번 무너진 균형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내려가는 건 순식간이었지만 다시 끌어올리는 데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277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의 기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필요한 성공의 기억은 운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그러니 나는 바둑에 한해서는 대운이 따랐다 할 것이다. (…)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마음이 느슨해지면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통과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

스스로 마음속에 세워둔 기준을 잃지 않는다면, 흔들리거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복원력이 남아있다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6장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인간의 승부수

287 기술은 언제나 사회의 방향을 바꾸어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한 변화는 이전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변화가 아니라, 인간 문명의 철학과 삶의 방식을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전환은 더 근본적이고, 더 구조적이며, 더 전방위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295 이처럼 앞으로의 사회 역시 정형화된 성공 공식을 따르기보다 각자가 지닌 고유한 차별성과 강점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즉 모두가 똑같은 길을 따라가는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으로 승부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는 사회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

303-304 학생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일원이자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주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교육 역시 새로운 기준과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기술과 공존하는 역량을 키우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305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답을 외우는 힘’이 아니라 ‘정답을 만들어가는 힘’이다. 즉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훈련, 자기만의 길을 설계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그런 점에서 앞서 말했듯 교육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인공지능 시대에도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306 진짜 실력을 가늠하는 요소는 그 답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문제를 마주하는 태도는 어땠는지,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하는 점일지도 모른다.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에 바탕을 둔 판단력이 어쩌면 더 중요한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17-318 인공지능 시대의 바둑을 정의한다면 나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여러 좋은 게임이 있겠지만 바둑처럼 명확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은 없다. 더불어 바둑은 존중, 배려,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역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자신의 세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세계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기자신에게 있다. 그 세계는 누구도 간섭하지 못하고 오롯이 자신만의 정신이 담겨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진정으로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에필로그 | 다시, 초심자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