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의 사전
조직의 소속 여부, 계약 형태, 업무의 종류, 수입의 유무 등을 떠나 일을 해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로도 연대도 얻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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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일의 과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정의하는 사람이 가는 길은, 불안할지언정 또렷하고 흥미롭다.
7 이와 달리 ‘작업자’는 제도가 규정한 ‘일’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용어다.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작업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하며, 조직에 속해 있더라도 조직 바깥에서 자신의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 역시 사용할 수 있다. 또 다종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그 무엇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작업 과정 전반을 아우르기에 적당한 단어이기도 하다.
과정
36 레퍼런스
구구 탐색도 중요하지만 나의 것을 발행하고, 실패를 빠르게 경험하는 편이 작업자로서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
51 몰입
구구 그(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통해 경험의 질을 통제해야 삶이 윤택해진다고 말한다. 다만 몰입은 누구나에게나 찾아오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뚜렷한 삶의 목적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그에 의하면 삶의 기쁨은 목적을 계발하고 몰입을 경험하는 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84 인풋-아웃풋
구구 중요한 것은 내게 입력된 무수히 많은 정보와 경험은 그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여전히 내면에 남이 있었다는 점이다.
구구, 1인분을 해내는 작업자가 될 수 있을까
115 덕분에 열심히 일해도 관리자의 입맛에 따라 납득 불가능한 사유로 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116 그 덕에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결과
143 미래
해인 앞이 보이지 않아서 뭐든 해보려고 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을 씁쓸하게 떠올린다.
159 성장
구구 성장을 돈과 같은 물리적인 성과와 떨어뜨려놓고 보면, 삶은 편해진다.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더라도, 그저 하루 더 배우고 익혔다는 사실에 방점을 찍는다면 성장은 내게 묵직한 요구보단 매일을 즐기는 인생관으로 자리 잡는다. 게다가 성장은 종종 아주 오래 전에 쏘아버린 화살이 삶이라는 과녁에 꽂히듯 매일을 착실하게 살아내는 와중에 찾아오기도 하므로, 작업자는 강박을 버리고 매일을 그저 묵묵히 살아가면 된다.
162 실패
구구 나는 가진 것 없는 자들에게 실패가 얼마나 공포스럽고 두려운 일인지 안다. 단 한 번의 실패만으로 어떤 사람은 생을 마감하기로 결정한다.
173 완성도
구구 작업물의 완결은 종종 내가 아니라 나의 작업물을 들여다봐줄 타인에 의해 완성된다. 그러니 작업자는 적당한 순간에 작업물을 손에서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185 취향
구구 왜 어떤 취향은 자원의 투입이 가능할 때에만 피어나며, 이 시대는 이러한 취향을 ‘좋은 것’으로 정하고 향유할까.
194 회고
해인 내가 과로와 초과 근무를 하던 밤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것들을 감당하느라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어떤 지점을 지나면 한 자락이라도 내게 의미가 남을 거라는 작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중간 결론은 ‘이 모든 게 부질없을 리는 없다’는 거다. 실은 별거 아니라는 말. 무엇이든 너무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 자신이 벌여온 일들을 회고하는 데에 익숙한 작업자는 그런 말들을 쉽게 믿지 않는다.
해인, 진짜 일을 하고 있다는 감각
203 내가 이직을 멈추지 못했던 건, 헌 조직에서 새 조직으로 이동하기 직전에야 그때까지 내가 해온 일의 의미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일을 하는 동안에는 도무지 불가능했다.
관계
221 롤모델
구구 자기 자신을 내던지기보다 선명한 가치관을 갖고, 스스로를 잘 돌볼 줄 아는 ‘건강한’ 사람이 존경받는 어른이 된 것이다. 업적보다는 가치관이, 성취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이 롤 모델을 선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됐다.
228 불안
구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나의 불안이 사회적 맥락 안에서 구성되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불안은 오로지 나로부터 파생되는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놓인 여러 맥락 안에서 구성되는 사회적 조형물이다.
243 실수
구구 생산을 위해선 우선 실수를 해도 된다는 안전지대를 마련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해인 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절대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제때 바로 잡는 사람이다.
262 잠수
해인 기록노동자 희정은 <일할 자격>에서 “일터에서 좋은 헤어짐을 꿈꾸며 과정을 함께 밟아가는 일. 나는 거기에 ‘관계’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했다.
표현
300 감수성
구구 모두를 만족시키는 작업물을 만들진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작업물을 만들진 말아야겠다는 마음가짐, 그것이 작업자가 가져야 할 제1의 직업 윤리다.
319 많관부
해인 ”정신과 몸을 하나로 모아 같은 곳을 지향하는 것. 어느 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나머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으면 그동안 잘못 살아온 것만 같다.
325 백수
해인 모두들 어떻게든 사회가 쉽사리 인정해주지 않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임시의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분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