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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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과 교감으로 웃음을 발명하는 사람
9 매거진 B를 만들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정하는가?’ 입니다. 10년 넘게 같은 궁금증이 변함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어떤 대상을 이야기의 원천으로 삼을지에 대한 결심이 창작의 전부에 가까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9 각자의 영역에서 인정받을 만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철학과 직업정신으로 끊임없이 연마하는 기술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었습니다. 태도와 철학에 매몰되어 기술의 연마를 폄하하거나, 태도와 철학이라는 토대 없이 기술적 과정만을 거듭하지 않는 것이죠.
20 저는 재능이라는 것은 모든 방면으로 깊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례로서 가장 진화한 직업인이 코미디언 아닐까 싶어요.
Interview 박나래 | 코미디언은 종합예술인이에요
40 저는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자’는 쪽이거든요. 제 인생을 돌아보니 늘 그런 기조로 살아왔더라고요. 안 하고 후회하면 미련이 남잖아요.
47 프로의 자세네요. 남들이 알아주든 아니든 내가 그 작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가 중요한 순간이 있으니까요.
48 아무리 욕심이 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뚜렷하지 않다면 내려놔요. 옛날에는 욕심이 나면 무조건 하겠다고, 체력이 되든 말든 일단 하겠다고 외쳤거든요. 그런데 체력이 안 된는데 하는 것도 민폐더라고요. 물론 기본적으로 제가 흥미를 갖는 장르와 소재인지도 중요해요. 지금 하는 프로그램들은 그런 면에서 잘 맞죠.
51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도전 자체에도 의의를 두고요. 누군가는 재미없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어렵게 느끼던 부분을 회피하지 않고 돌파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만족도가 있었어요.
52 후회 안 할 만큼 제대로 준비한다는 전제요. 그 정도로 준비했음에도 후회가 생기면 그땐 큰 미련이 안 생겨요. 할 만큼 했다는 말이잖아요.
54 불안감은 분명 있지만 안고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정확히는 ‘나 대상 받은 여자야!’라는 자신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채로 걸어가는 거죠. 안 그럼 어쩌겠나요. (웃음)
57 기본을 잘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코미디언은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주는 일을 하니 그걸 주고 있느냐고 되물어야 하겠죠. 이때 내가 잘 살릴 수 있는 재미인지 아는 것도 필요해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거나 못 살릴 것 같다는 느낌이 오면 어떻게든 자기 스타일에 맞게 바꾸려고 노력해야죠.
61 저는 무엇을 하든 대충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사랑을 해도, 요리를 해도, 술을 마셔도, 코미디를 해도 내일이 없는 것처럼 하거든요. (웃음)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즐기면서 계속 걸어갈래요.
Interview 영미 메이어 |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세요
80 엉망이 되든 실패를 하든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여성이 힘을 가지는 길입니다.
86 다수의 호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밀고 나갈 수 있는 신념은 있어야 해요.
91 제게 있어 완벽주의를 넘어선다는 말은 ‘내가 하는 건 다 엉망이어서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의 장애물과 끊임없이 싸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아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게 아니에요.
92 하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가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렇기에 코미디 트렌드가 바뀐다면 제게는 더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봐요. 원하는 말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93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졌으면 해요. 그러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믿고요. 드러내지 못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거든요. 저는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거나 창피해하게 만드는 관념과 계속 싸워왔어요. 어렸을 땐 울음을 터뜨리면 놀림을 받거나 사람들이 나를 얕잡아 본다고 배웠어요. 여자가 화를 내면 더 예민하게 바라보거나 싫어하는 남자들도 있었죠. 이런 부분을 그냥 넘기지 않으면서 싸워온 경험이 힘이 되었어요. 제가 느끼는 걸 남에게 솔직히 보여주는 일이 더는 창피하지 않습니다.
Interview 숏박스 | 플레이어인 동시에 프로듀서가 되어야 해요
146 완벽한 준비라는 건 없더라고요. 시작하면서 만들어가면 되고, 혹여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과정을 통해 분명 얻는 게 있어요. 만약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더라도, 해보고 나서 얻는 결론은 받아들이는 게 달라요.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면 일단 부딪쳐봐야 해요.
Essay 김주형 | 누군가를 웃기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능력
Interview 김영철
181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길을 갈 때, 헤매거나 벗어나지 않고 곧장 목적지에 도착하는 걸 선호해왔다. 누구에게 휩쓸리는 걸 경계한다. 나의 직업은 유연하게 대처하는 순발력이 필요한데, 나는 잘하려고 애쓰다 보니 늘 경직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가끔은 휩쓸려 가는 것도 좋다. 평생 갈팡질팡 헤매고 휩쓸리기만 한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가끔 휩쓸려가는 건 괜찮다. 나는 앞으로 여행을 가든, 일을 하든, 친구를 만나든, 가보지 않은 곳으로도 가보려 한다. - 김영철, <울다가 웃었다> 132-135p
183 남의 비밀 이야기는 절대 전하지 말라는 가르침 덕분에 투머치할지언정 언제나 제 이야기를 많이 꺼냈고,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배워서인지 지금도 매사에 무척 솔직한 편입니다.
190 억지로 다짐하거나 기운을 내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냥 그날의 할 일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죠. 김연아 선수도 그랬잖아요. 스트레칭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으니까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라고. 잠깐은 안 풀릴 수 있지만 이 상태가 영원히 가진 않을 테니까요.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슬럼프도 비교적 잘 넘어온 것 같네요.
202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기보단 ‘내 마음에 더 귀를 기울이자’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마인드컨트롤도 중요한데, 저는 일희일비하면서도 슬픈 날에 대비해서 기쁜 날의 감정을 조금 아껴둬요. 예를 들면 경쟁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잘 나온 주에는 최대한 기뻐하되 그다움 주에는 질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같이 받아들이는 거죠.
206 (…) 하지만 저는 제 방식으로 가야죠. 너무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가끔 저를 보면서 웃음을 되찾았다거나 긍정의 기운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코미디언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극적인 웃음보다 편안하고 따뜻한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고요.
213 요즘에는 제 마음을 더 챙기려고 해요. 나는 나를 어떻게 대했나, 나도 나에게 함부로 하지는 않았나 돌이켜보면서요.
Interview 유리양 레트리버
225 요즘은 저 사람은 저 사람대로의 매력이, 내게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고 믿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저 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요. 사치스러운 말일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내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일하는 게 훨씬 즐거워졌다고 느껴요.
235 처음엔 모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진심을 다해 가르쳐준다면, 조금씩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에 스며든다. 덕분에 국어와 산수를 풀 때도, 그리고 사회에 나가서도 시작부터 겁먹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라기보다 누군가 내게 가르쳐주고 알려줘서 처음에는 할 수 없던 것을 할 수 있게 된 거다. 이런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일단 할 수 있을 거라고 마음 먹으면 분명 잘 해낼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244 “이 세상에 헤어랄 수 없을만큼 수많은 코미디언이 일하고 있지만 유리양이 마음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면 분명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고, 유리양이 라이벌로 생각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유리양 스스로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않으면 유리양에게 시회가 생길 일도 없겠지. 결국에는 타인이 무엇을 하든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 아닐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어요.
245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멋지고 굉장하니까, 그들을 있는 그대로 존경하면서 나는 나대로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53 지저분함이 어떤 선을 넘어버리니까 마음도 함께 어지러워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까지 기분이 곤두박질치더라고요. 그래서 날을 잡아 아침부터 청소했어요. 정신 사납게 흩어져 있던 물건들을 모두 정리하고 나니까 도통 풀리지 않던 일들이 순식간에 해결되더군요. 사람들에게도 상냥하게 대하게 되고. 매니저가 아무리 말해도 나중 일로 미루기만 하던 서류 업무도 단번에 해치우는 저를 보면서 나태했던 과거를 깊이 반성했어요.
255 본인이 진심으로 즐겁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Interview 카림 라마
267 사람은 자기 자신과 가까울 때 가장 멋있습니다.
282 이렇듯 나는 잘 못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굉장히 잘하는 분야가 있기 마련인데, 각자 잘하는 역할에 최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내는 시너지는 그 반대의 경우와 비교하면 훨씬 폭발적입니다.
285 자기 자신과 가까울 때 사람은 가장 멋있습니다.
298 이미 만들어진 길을 못 갈 바에야 내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게 나으니까요. 누군가 우리의 특별함을 발견해주고 새로운 형식을 인정해주면, 그때부터는 그 별난 장르가 나를 대표하는 무언가로 자리 잡게 됩니다.